[서울타임즈뉴스 = 허성미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AI ‘Atria AI(아트리아 AI)’를 탑재한 차량의 서울 도심 주행 영상을 처음 공개했다고 13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경기도 성남시 포티투닷 본사에서 자율주행 미디어 데이를 열고 자율주행 개발 현황과 양산 일정을 공개했다. Atria AI를 넣은 SDV 테스트베드 차량은 레벨 2++ 수준이다.
시험차는 출근 시간대 강남과 버스 등 대형 차량이 많이 오가는 잠실을 달렸다. 비가 내리는 판교에서도 주행했다. 갓길에 세워진 차를 피해 가고 다른 차량이 갑자기 끼어드는 상황에도 대응했다. 비보호 좌회전과 혼잡 구간 보행자, 이면도로에서 마주 오는 차량 등 도심에서 접할 수 있는 10개 상황도 별도 영상에 담았다.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는 “자율주행 경쟁은 더 이상 특정 기능의 우열을 가리는 경쟁이 아니다”며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얼마나 빠르게 학습하며 그 결과를 실제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양산차에는 엔비디아 기술이 먼저 들어간다. 엔비디아의 차량용 AI 컴퓨팅 플랫폼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쓴 레벨 2+ 기능은 2028년 상반기 양산차에 적용한다. 같은 해 하반기에는 레벨 2++ 차량을 내놓는다.
현대차·기아 AVP본부와 포티투닷이 함께 만드는 Atria AI는 2029년 하반기 레벨 2++ 차량에 적용한다. 차량에 들어온 정보를 주행 행동으로 바로 연결하는 E2E(End-to-End)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다. Atria AI가 학습할 자료는 실제 도로에서 모은다. 데이터 수집 전용 차량 40여대가 주야간으로 운행하며 공사 구간과 악천후, 갑작스러운 차로 변경, 이면도로 주정차 차량 등을 기록하고 있다.
AI가 잘못 인식했거나 판단하기 어려워했던 상황은 따로 추려 다시 학습시킨다. 실제 도로에서 여러 차례 재현하기 어렵거나 위험한 장면은 주행 자료를 3차원으로 옮겨 가상 환경에서 시험한다. 학습을 마친 AI는 다시 차량에 넣는다. 도로 시험에서 문제가 나오면 해당 장면의 데이터를 다시 모은다. 수집과 학습, 실차 시험을 되풀이하는 ‘데이터 플라이휠(Data Flywheel)’이 이런 식으로 돌아간다.
한국과 미국 개발진은 시차를 이용해 작업을 넘겨받는다. 한국에서 업무가 끝난 뒤 미국에서 데이터 분석과 모델 수정이 이어진다. 급가속이나 급제동이 발생하거나 자율주행 기능이 해제되면 ‘스페셜 이벤트 리코더(SER)’가 당시 데이터를 자동으로 기록한다. 현대차·기아와 포티투닷, 모셔널에서 모은 데이터도 같은 기준으로 축적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데이터 유니언(Data Union)’으로 묶는다. 현대차·기아는 세계 190여 개 국가와 지역에서 한 해 700만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포티투닷은 VLA(Vision-Language-Action)도 개발하고 있다. 카메라로 주변을 인식하고 언어 기반 추론을 거쳐 차량의 움직임을 결정한다. 현재 시뮬레이션에서 시험하고 있으며 올해 말부터 내년 초 사이 실차 테스트에 들어간다. 레벨4 차량은 연말 실제 도로에서 시험한다. 현대차그룹은 국토교통부와 협업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Atria AI를 탑재한 실증차를 투입한다. 실증 중 새로 확인한 도로 상황과 주행 기록은 다시 AI 학습에 쓴다.
박 사장은 “자율주행은 Physical AI를 대표하는 기술이자 자동차 산업이 AI 산업으로 전환되는 과정의 중심에 있다”며 “더 많은 예외 상황을 발견하고 학습할수록 자율주행은 더욱 안전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충분히 검증된 기술만을 차량에 적용한다는 원칙 아래 개발 속도와 안전성을 함께 높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