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이 최근 그룹 내에서 발생한 임원 성비위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전문경영인 중심 경영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송영숙 회장은 5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한미 창업주의 가족이자 대주주 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성비위 사건으로 피해를 입으신 분과 큰 실망을 느끼셨을 한미 임직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경기 화성에 위치한 한미약품 팔탄공장에서 발생한 고위 임원의 직원 성추행 사건에서 비롯됐다. 해당 임원은 사건이 알려진 이후 징계 없이 자진 퇴사 형식으로 회사를 떠났으며 이후 경쟁사로 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을 둘러싸고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간 갈등도 격화됐다. 박 대표는 사건 처리 과정에서 가해 임원에 대한 중징계를 추진했지만 신 회장이 이를 막았다고 주장하며 관련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반면 신 회장은 최대주주로서 경영에 대한 조언을 했을 뿐 부당한 경영 간섭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미약품 임직원들은 신 회장의 사과와 경영 간섭 중단을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송 회장은 “임직원들이 용기를 내어 피켓 시위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며 여러분의 삶에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 같아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송 회장은 특히 이번 입장문에서 전문경영인 중심의 경영 체제를 강조했다. 그는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고객과 주주에게 약속한 선진 전문경영인 체제는 전문경영인의 역할과 권한을 존중하고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원칙”이라며 “대주주는 경영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견실한 방향을 제시하고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문경영인은 부여된 권한과 책임 아래 회사를 이끌어가는 것이 한미가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길”이라며 창업주 고 임성기 선대 회장 역시 전문경영인 중심의 선진 지배구조를 강조해 왔다고 설명했다.
송 회장은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 통제 강화도 주문했다. 그는 “앞으로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각 사 전문경영인은 관련 제도와 내부 통제 시스템을 더욱 공정하고 투명하게 정비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는 특정 개인이 전권을 쥐고 운영할 수 있는 기업이 아니라 임직원 모두의 단합된 마음으로 성장해 온 기업”이라며 “그 중심에는 임성기 정신이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입장문은 최근 성비위 사건 이후 박재현 대표와 신동국 회장 간 갈등이 심화된 상황에서 발표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송 회장이 전문경영인 체제 유지 필요성을 강조하며 박 대표 측에 힘을 실은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한편 박재현 대표의 임기는 이달 29일 종료되며, 이달 말 열릴 예정인 한미약품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송 회장이 발표한 입장문 전문은 다음과 같다.
안녕하세요, 한미그룹 회장 송영숙입니다.
한미 창업주의 가족이자 대주주 한 사람으로서, 작금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합니다. 성비위 사건으로 피해를 입으신 분과 큰 실망을 느끼셨을 한미 임직원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임직원 여러분이 매일 용기 내어 피켓 시위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며, 여러분 삶에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드리겠다는 저의 다짐과 약속이 온전히 지켜지지 못한 것 같아 참담한 심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누구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사과와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마땅합니다. 진정성 있는 반성과 성찰을 통해서만 다시 화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분쟁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모든 고객과 주주들께 약속한 ‘선진 전문경영인 체제’는 전문경영인의 역할과 권한을 존중하고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원칙입니다. 대주주는 경영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견실한 방향을 제시하고 지지하며, 전문경영인은 부여된 권한과 책임 아래 회사를 이끌어가는 것이 한미가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길입니다.
한미 창업주 임성기 선대 회장도 한미의 다음 세대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중심이 되고, 대주주는 이사회를 통해 이를 지원하는 선진화된 지배구조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강조하셨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 사 전문경영인은 관련 제도와 내부 통제 시스템을 더욱 공정하고 투명하게 정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미는 특정 개인 한 사람이 전권을 쥐고 운영할 수 없는 기업입니다. 한미를 이끄는 핵심 동력은 임직원 모두의 단합된 마음이며, 그 마음의 중심에는 ‘임성기 정신’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룹 회장으로서 한미의 인간존중 정신이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지키고, 회사가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