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 6000억 적발…“코리아 디스카운트 근절”

  • 등록 2026.03.05 13: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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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공시·기업사냥꾼·사익편취 등 27개 기업 집중 조사
탈루액 6,155억원 적발…46건 조세범칙 처분
“주가조작·시장 교란 세력 원스트라이크 아웃”

[서울타임즈뉴스 = 허성미 기자] 국세청이 주식시장 불공정 거래와 관련된 탈세 행위를 집중 조사해 6000억원이 넘는 탈루를 적발했다. 주가조작과 허위공시 등 시장 교란 행위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국세청은 향후 강력한 제재를 통해 불공정 거래를 근절하겠다는 방침이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해 7월부터 약 8개월 동안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 행위에 대한 집중 조사를 실시한 결과 27개 기업과 관련자 200여명을 조사해 총 6,155억원의 탈루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허위공시, 전문 기업사냥꾼, 지배주주의 사익편취 등 세 가지 유형의 불공정 거래가 주요 대상이 됐다. 국세청은 조사 과정에서 소득 탈루액 2,576억원을 추징하고 고발 30건과 통고처분 16건 등 총 46건의 조세범칙 처분을 내렸다.

 

허위공시와 관련해서는 9개 기업을 조사해 1,857억원의 탈루를 확인하고 946억원을 추징했다. 기계장치 제조업체 A사는 ‘친환경 에너지’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허위 공시를 통해 투자자를 유인한 뒤 페이퍼컴퍼니에 약 100억원을 출자하고 허위 임대차 계약서와 가공 세금계산서를 만들어 약 30억원을 사주에게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신사업이 실체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자 주가는 3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고 결국 상장폐지되면서 소액주주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사주는 해당 자금을 고액 전세금과 골프 회원권 구입 등에 사용하며 호화 생활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국세청은 사주와 회사로부터 16억원을 추징하고 가공 세금계산서 수수 행위에 대해 사주와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지배주주의 사익편취 사례도 적발됐다. 국세청은 10개 기업을 조사해 3,665억원의 탈루를 확인하고 1,220억원을 추징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B사의 사주 C씨는 자신이 지배하는 비상장법인 주식을 자녀에게 헐값에 증여하기 위해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임직원이 보유한 비상장 주식을 장외 거래 플랫폼에서 낮은 가격에 매도하게 해 시가의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뜨린 뒤 주식 7만주를 자녀에게 증여해 약 64억원의 이익을 몰아준 것이다. 국세청은 사주 자녀에게 증여세 42억원을, 회사에는 법인세 43억원을 부과해 총 90억원을 추징했다.

 

기업사냥꾼에 의한 주가조작 사례도 확인됐다. 사채업자이자 기업사냥꾼인 D씨는 차명 법인을 통해 상장사 E사를 인수한 뒤 주가조작 세력과 결탁해 가장·통정 매매 방식으로 주가를 조작해 80억원 이상의 차익을 챙기고 양도소득세를 탈루했다.

 

이 과정에서 주가조작 자금 일부는 회사가 대신 부담하도록 하는 방식까지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주가는 60% 이상 급락해 소액주주 피해가 발생했다. 국세청은 D씨에게 명의신탁 증여세 35억원과 양도소득세 31억원 등 총 70억원을 추징했다.

 

국세청은 주가조작과 허위공시 등 불공정 거래가 시장 신뢰를 떨어뜨리고 한국 증시 저평가의 원인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키는 핵심 요인이라고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향후에도 주가 급변 동향과 비정상적 거래 패턴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시장 교란 행위를 끝까지 추적할 방침이다. 특히 명백한 혐의가 확인될 경우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조사 과정에서 증거 인멸이나 거래 은폐, 재산 은닉 등 조세 범칙 행위가 확인될 경우 수사기관에 고발해 형사 처벌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불공정 행위로 얻은 부당 이익에는 반드시 경제적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며 “조세포탈 등 범칙 행위가 발견될 경우 형사 처벌로까지 이어지도록 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조작 등 시장 교란 세력에 대해 ‘원스트라이크 아웃’ 원칙을 적용해 결국 패가망신할 수밖에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며 “주식시장이 기업 투자와 생산적 자금 흐름의 핵심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불공정 거래를 단호히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허성미 기자 hherli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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