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비대증은 50대 이후 남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대표적인 비뇨기 질환이다. 전립선이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해 소변 줄기가 약해지고, 밤에 여러 번 깨는 야간뇨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준다. 이 상태를 방치하면 방광 기능 저하나 신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료가 중요하다.
많은 중년 남성들이 나이 탓이라며 증상을 참고 지내지만, 전립선 질환은 조기 관리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초기에는 약물치료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지만, 장기간 복용 시 어지럼증이나 혈압 저하 같은 부작용이 생기거나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떨어져 재발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이처럼 약물로 한계가 있거나 수술 부담이 큰 환자에게 최근 주목받는 치료법이 리줌시술(Rezum)이다. 고온의 수증기를 전립선 비대 부위에 주입해 커진 조직만 선택적으로 줄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직 절제가 없고 출혈이 거의 없으며, 시술 시간은 약 15분으로 짧다. 부위위마취로 가능해 고령자나 전신마취가 어려운 환자도 받을 수 있고, 정상 조직은 그대로 보존돼 발기부전이나 역행성 사정 같은 부작용 위험도 낮다.
리줌시술의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고온 수증기를 전립선 비대 부위에 9초간 주입해 세포 단백질을 변성시켜 조직이 자연스럽게 수축하도록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 열이 주변 신경으로 전달되지 않아, 배뇨 기능은 개선되면서 성기능 손상 위험은 현저히 낮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작용 원리 덕분에 절개 수술 없이도 증상을 완화할 수 있어, 전립선비대증 수술 중에서도 회복이 빠른 최소침습치료로 평가된다.
또한 리줌시술은 전립선 크기가 30~80g 사이인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수술 후 장기간 입원이 부담스러운 경우에 특히 적합하다. 혈액 희석제를 복용하는 환자나 당뇨,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도 비교적 안전하게 시술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관심이 높다.
리줌시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CE의 승인을 받아 안전성과 효과가 모두 검증됐다. 임상연구에서는 3개월 내 배뇨 속도 개선과 잔뇨 감소가 확인됐고, 대부분 환자가 시술 당일 퇴원해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한 것으로 보고됐다.
전립선비대증은 생각보다 흔하지만, 조기에 치료하면 충분히 회복이 가능하다. 리줌시술은 조직 절제가 없어 부담이 적고 일상 복귀도 빠른 만큼, 증상이 지속된다면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아보길 바란다.
<서울베스트비뇨의학과 안치현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