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LG화학이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며 올해 3분기 ‘질적 성장’의 성과를 보였다. LG화학(대표 신학철)은 연결기준으로 3분기 매출 11조1,962억 원, 영업이익 6,797억 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1.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8.9% 늘어났다. 3분기들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모양새다. 특히 전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 증가폭은 42.6%에 달한다.
LG화학은 이번 실적 개선 배경으로 ▲석유화학 부문의 흑자 전환 ▲생명과학 사업의 라이선스아웃(기술이전) 수익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익 개선을 꼽았다. 차동석 LG화학 CFO는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의 효율화와 비용 절감 노력, 고수익 중심의 구조 전환이 성과를 냈다”며 “글로벌 수요 부진이 이어지겠지만 미래 성장동력을 기반으로 한 견조한 수익 창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 4조4,609억 원, 영업이익 291억 원을 기록했다. 미국 관세 영향과 수요 둔화로 매출은 전 분기보다 감소했다. 하지만 원료가 하락과 공정 효율화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은 4분기에도 글로벌 수요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대산공장 정기보수에 따른 일시적 기회 손실을 제외하면 안정적 수익 구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첨단소재 부문은 매출 8,382억 원, 영업이익 73억 원을 올렸다. 미국 전기차 보조금 종료로 전지재료 출하가 줄었지만,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전자소재와 엔지니어링 소재의 고부가 제품 판매가 실적을 지탱했다. 4분기는 고객사의 연말 재고 조정과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매출 감소가 예상되지만, LG화학은 차세대 배터리 소재와 반도체 패키징용 신소재 등 미래 기술 중심의 성장 전략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생명과학 부문은 매출 3,746억 원, 영업이익 1,006억 원을 기록했다. 희귀 비만치료제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 잔여 계약금 유입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다만 4분기에는 일회성 수익의 기저효과와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에 따라 영업이익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글로벌 신약 후보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 바이오헬스 분야를 차세대 성장축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5조6,998억 원, 영업이익 6,013억 원을 올리며 그룹 전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북미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소형전지 신제품 출하 확대, 비용 효율화 전략이 주효했다.
LG화학은 4분기에도 정책 변화에 따른 수요 둔화가 지속되겠지만, 북미 ESS 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 대응과 신규 제품 수주 확대에 집중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자회사 팜한농은 매출 1,015억 원, 영업손실 200억 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고객사 재고 조정 여파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4분기에는 국내외 작물보호제 매출 확대로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LG화학 관계자는 “단기적인 경기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고부가 제품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과 미래 신사업 발굴로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석유화학부터 첨단소재, 생명과학, 배터리까지 이어지는 ‘4대 성장축’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며, LG화학의 내실형 성장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