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사고 조사결과 발표…현대엔지니어링 ‘안전관리 부실’

  • 등록 2025.08.19 16: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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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관계 기관 통보...현대엔지니어링 “안전 최우선 개선”
국토부 사조위, '스크류잭' 임의 제거 주요 붕괴 원인 꼽아
스크류잭, 상판 대들보 역할인 거더 하중을 받치는 안전장치
국토부, 안전장치 해체 기준 등 '표준시방서' 개정할 계획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명의 입장문 내놓고 공식 사과

[서울타임즈뉴스 = 허성미 기자] 지난 2월 세종~안성 고속도로 청룡천교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교량 붕괴 사고는 기본적인 안전수칙 위반이 주된 원인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19일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교량의 하중을 임시로 지탱하는 스크류잭을 시공 편의상 임의로 제거한 것이 결정적 원인”이라고 밝혔다.

 

당시 교량 상판을 지지하는 거더 120개중 76개, 특히 붕괴 구간에서는 72개중 68개가 제거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조위는 또 거더를 설치하는 특수 장비인 ‘런처’의 부적절한 사용도 문제로 지적했다. 사고 현장에 투입된 런처는 전진형으로 설계돼 전방 이동 작업만 안전인증을 받았지만, 현장에서는 후방 이동에 활용됐다. 그러나 구조해석 결과, 스크류잭이 유지됐다면 후방 이동만으로는 붕괴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안전 관리 부실도 도마에 올랐다. 시공사 현대엔지니어링은 스크류잭이 제거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시공 계획서와 달리 다른 운전자가 런처를 조종하다가 작업 도중 현장을 이탈한 정황도 확인됐다. 발주처 한국도로공사 역시 안전관리계획 검토 과정에서 허술한 관리·감독이 드러났다.

 

국토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스크류잭 등 안전장치 해체 시기 명확화 △건설사업관리자 관리·감독 의무 강화 △런처 같은 대형 장비 사용 시 전문가 검토 의무화 등의 제도 개선에 나선다. 또한 조사 결과를 관계기관에 통보해 벌점, 과태료,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검토할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조사 결과 발표 직후 주우진 대표이사의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공식 사과했다. 주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사고로 희생된 고인들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과 부상자, 그리고 불편을 겪은 지역 주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주 대표는 이어 “안전은 단순히 법과 규정을 지킨다고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한 사람의 생명과 일상을 지키기 위한 책임 있는 행동이 뒤따를 때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의 경영 철학을 안전·품질·환경 중심으로 재정립하고, 실질적인 개선책을 마련해 조직 전반에 뿌리내리겠다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안전관리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하고 외부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주 대표는 “단발성 조치에 그치지 않고 꾸준한 점검과 개선 활동을 이어가겠다”며 “세종~안성 고속도로 사업을 안전하게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월 세종~안성 고속도로 청룡천교 건설 현장에서 교량이 무너져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국토부 조사위는 △스크류잭 임의 해체 △안전 인증 위반 장비 운용 등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제도 개선과 후속 조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다음은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의 입장문 전문이다.  

지난 2월 발생한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들께 다시 한번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분들, 부상을 입으신 분들과 그 가족분들께도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그동안 불편을 겪으신 지역 주민분들께도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저희 현대엔지니어링은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면밀히 검토하고, 제시된 의견과 권고 사항을 상세히 분석하여 회사 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문화와 시스템에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사고의 중대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임직원들은 안전이 단지 법과 규정을 지켰다는 것만으로 완성될 수 없으며,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과 일상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믿음과 각오로 안전과 품질 나아가 환경을 최우선에 두고 모든 업무를 실행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저희는 회사와 임직원 모두가 함께 중요하게 여기는 현대엔지니어링 고유의 철학과 기준을 새롭게 정립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지향하는 근본적인 가치를 다시 세우고 그에 맞는 업무 수행 원칙을 명확히 마련함으로써, 안전과 품질, 환경에 대한 진정성 있는 가치관이 조직 전반에 뿌리내리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안전 관리 시스템을 근본부터 재점검하며 실질적인 개선과 정비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절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내부 구성원과 외부 전문가의 고견을 충실히 경청하며 점검과 개선 활동을 지속하겠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세종-안성 고속도로 공사와 관련한 향후 절차가 마련되는 대로, 안전과 품질, 환경을 최우선에 두고 사업 완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5년 8월 19일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주 우 정

허성미 기자 hherli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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