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정의선 그리고 김동관”...'관세협상' 지원군 3인의 美투자 보따리는?

  • 등록 2025.07.31 18:2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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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자동차·조선 협력 방안 들고 협상 지원사격
현지 네트워크 활용 주요 인사 만나 투자 의지 전달
삼성전자·LG엔솔·셀트리온 등 한미 투자 계획 발표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한미 관세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기까지 정부의 총력 외교뿐 아니라 국내 핵심 산업 총수들의 깜짝 등판과 민관의 긴밀한 공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이 한미 관세협상 타결의 조연으로 활약했다.

 

이번 협상 타결은 재계와 정부가 한목소리로 움직인 '원팀 외교'의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협상 타결로 향후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규모 대미(對美) 투자 패키지가 공개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상호 관세율 인하에 합의한 가운데 우리 정부의 협상 소식이 지연되자 위기감이 고조됐다. 이때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이 잇따라 워싱턴을 방문하며 협상 지원에 나섰다.

 

지난 28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미국의 전략적 관심사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를 내세우며 방미길에 올랐다. 이어 29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30일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으로 향했다. 우리나라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와 자동차 대기업 총수들이 대미 관세협상 지원군으로 등판한 것이다.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업계를 대표하는 이들 총수는 이번 협상 테이블에서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주요 인사들을 만나 한국의 투자 의지를 직접 전달하며 협상 분위기 조성에 힘을 보탰다.

 

이재용 회장은 방미 직전 테슬라와 23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성사시킨 데 이어 추가 수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미국 자동차 관세 부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 감소한 현대차그룹의 피해 상황을 전달하며 관세 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동관 부회장은 ‘마스가’ 프로젝트 구체화와 조선업 협력 방안에 대해 미국 정부에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부회장은 지난 4월 방한한 존 펠란 미국 해군장관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만나 조선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기업 차원의 투자 행보도 잇따랐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향후 8년간 22조8000억원 규모의 자율주행 시스템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한미 정상회담 때 한국 기업들이 대규모 대미 투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해 투자 패키지 공개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이재용 회장 등 일부 총수들은 귀국 일정을 미루고 현지에 남아 향후 정상회담에 대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미국 테일러 공장 가동에 대비해 설비 투자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와의 계약을 계기로 테일러 공장 투자 규모가 기존 370억 달러(약 51조원)를 상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도 “계약 수치는 최소치에 불과하며 실제 생산량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다른 대기업들도 대미 투자에 힘을 보태고 있다. 셀트리온은 7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현지 바이오 공장을 인수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사 역대 최대로서 6조원에 육박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를 테슬라에 공급하기로 했다.

최남주 기자 calltaxi@seoultime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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