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사회적 가치도 거래 가능한 시대 열린다”

  • 등록 2025.06.20 12: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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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서 ‘사회적 가치 거래’ 새 패러다임 제시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세계경제포럼(WEF) 산하 슈왑재단 총회에서 ‘사회적 가치 거래’ 개념을 세계 최초로 공식 제안했다. 최 회장은 19일 서울에서 열린 총회 개회식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성과도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다”며 이를 위한 새로운 시장 시스템 구축을 제시했다.

 

이번 총회는 슈왑재단이 주최하는 사회혁신 분야 최고 권위의 행사로, 아시아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회 개막과 함께 최 회장과 사회적가치연구원이 공동 작성한 보고서 '가치의 재정의: 성과기반금융에서 사회적 가치 거래로'도 발표됐다. 이 보고서는 사회적 가치의 화폐화, 거래 가능성, 시장 메커니즘과의 접목 방안을 담고 있다.

 

◆사회성과인센티브에서 ‘사회적 가치 거래’로=최 회장은 “선한 의지나 기부만으로는 사회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사회문제 해결 성과를 정량화하고 이에 대해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거래 가능한 자산’으로 전환하고, 정부와 민간이 이를 거래하는 방식으로 사회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안은 최 회장이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제시한 ‘SPC’ 개념의 연장선에 있다. SK는 이후 10년간 국내 약 500개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사회성과를 측정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누적 사회성과는 약 5,000억원, 지급된 인센티브는 700억원에 이른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에서는 SPC 기반의 금융모델이 담긴 보고서를 최초로 발표했고, 이번에는 이를 한층 확장한 ‘사회적 가치 거래’ 개념을 세계 무대에 내놓은 것이다.

 

◆사회문제 해결이 경제적 가치로 연결되는 새로운 시장=‘사회적 가치 거래’는 기업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면 해당 성과를 화폐 단위로 측정해 ‘사회적 가치 크레딧’을 제공하고, 이를 거래하거나 금융상품화하는 구조다. 예를들어 정부는 이러한 기업에 세액 공제나 세액공제권을 제공할 수 있고, 기업은 시장에서 이 성과를 자산처럼 거래하거나 투자 유치에 활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기업은 사회문제 해결을 통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고, 정부는 예산 지출을 줄이며 민간의 혁신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 또 투자자는 새로운 수익처를 확보할 수 있는 ‘3자 상생’ 구조가 형성된다. 사회 전체적으로는 다양한 사회문제가 보다 빠르게 해결될 수 있다.

 

◆한국 사회혁신, 세계의 학습 모델로 부상=이번 총회는 한국 사회적 기업 생태계가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슈왑재단의 프랑수아 보니치 사무총장은 “지난 10년간 한국 정부와 민간의 협력이 세계적인 사회혁신 생태계를 만들었다”며 서울 개최의 의미를 강조했다. 총회에는 전세계 200여명의 사회 혁신가와 50여명의 한국 사회적 기업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세미나, 워크숍 등을 진행한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신기업가정신’ 라운드테이블, 사회적가치연구원과 현대차정몽구재단 등 국내 기관들의 발표도 마련됐다. 마지막 날에는 ‘한국 사회혁신 생태계의 교훈’을 주제로 다양한 사례 공유와 국제 협력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사회적가치연구원 나석권 대표는 “SK의 사회성과인센티브는 민간이 주도한 세계 최초의 성과기반 보상 시스템”이라며, “이제는 단순한 보상을 넘어 시장에서 사회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투자받는 구조를 제안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윤 추구와 사회혁신은 양립할 수 있으며, 사회적 가치가 자본시장 내에서 유통된다면 시장은 더욱 역동적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제안은 단지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라, 사회와 기업, 정부의 협력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자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남주 기자 calltaxi@seoultime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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