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vs 고려아연, 대표이사 선임 둘러싸고 충돌

  • 등록 2025.05.09 18: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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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진 8일 이사회 열고 박기덕 대표이사 재선임
영풍·MBK "'부정거래 혐의'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 취임 반대"
고려아연 "박대표 선임 정당…검찰 수사받는 MBK 김광일 대표 물러나야"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영풍·MBK파트너스(이하 영풍·MBK)와 고려아연 측이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 재선임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전을 재개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최대주주 영풍과 MBK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피의자 박기덕의 고려아연 대표이사 취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풍·MBK는 이날 각각 계열사 YPC와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 명의로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 이사회 구도가 11 대 4로 재편된 이후 처음으로 나온 영풍·MBK의 공식 입장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8일 이사회를 열고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실적을 공개했다. 과거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사들인 자사주 204만30주(9.85%)를 6,8,12월 각 68만10주씩 소각도 함께 결정했다. 고려아연은 또 박기덕 사내이사를 대표이사로 재선임했다. 

 

이날 열린 고려아연 이사회에는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기타비상무이사·사외이사로 선임돼 이사회 진입에 성공한 김광일 MBK 부회장과 강성두 영풍 사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등이 모두 출석했다. 이들은 이사회에서 박기덕 대표이사 재선임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형진 영풍 고문까지 더하면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인사 11명과 영풍·MBK 측 인사 4명으로 구성됐다. 따라서 영풍 측이 이사 수에서 밀리는 만큼 당장 박기덕 대표이사의 재선임 자체를 막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영풍·MBK는 "박기덕은 최윤범 회장, 이승호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함께 2024년 10월 30일 2조5000억원의 유상증자 발표 과정에서 부정거래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당사자"라며 "지난 4월 23일 서울남부지검의 고려아연 압수수색에서 자본시장법 위반 피의자로 적시된 인물중 한 명"이라고 지적했다. 

 

영풍·MBK는 이어 "유상증자 계획으로 주주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힌 당사자이자 자본시장법 위반의 피의자 중 한 사람을 시가총액 16조원에 달하는 상장사의 대표이사로 재선임해 취임하게 하는 것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피해를 입은 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의 가치를 보호해야 의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영풍·MBK는 이같은 상황을 감안, 박기덕 대표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가려질 때까지 선임을 유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고려아연도 가만히 있지 않다. 고려아연은 영풍·MBK의 이같은 공세에 대해 강하게 받아치고 나섰다. 고려아연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영풍과 MBK측이 여전히 적대적 M&A의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음해, 비방 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박기덕 대표 재선임과 관련,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창사 이래 최대 분기 매출 등을 끌어내는 등 기업가치를 높이고, 고려아연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필수적인 인물"이라며 "대표이사 재선임은 당연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또 박 대표가 피의자 신분임을 들어 비판한 것에는 "상대측(영풍·MBK)이 금감원 진정 등 수사 요청을 해 진행된 수사에 따른 것으로, 악의적"이라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홈플러스 사태의 대표인 김광일은 사기 등 자본시장법과 형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며 "즉시 홈플러스 공동대표와 고려아연 이사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국내외 불확실한 통상 환경, 지속된 경영권 분쟁에도 올해 1분기 최대 매출액을 경신했다. 1분기 매출은 3조832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1.4%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46.9% 늘어난 2711원을 기록했다.

최남주 기자 calltaxi@seoultime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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